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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사회

금강유원지 라바댐 옥천군민 생명 앗아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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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전 2시 14분 "사람이 빠졌다. 수문 좀 닫아 달라"는 다급한 전화
- "불법으로 다슬기(올갱이)잡고 있지 않냐, 119에 전화해라"

빨간 원 부분이 사고 난 지역/사진=옥천군 제공

충북 옥천군 동이면 소재 금강휴게소 수력발전소 수문 아래에서 다슬기(올갱이)를 잡던 여성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지난 23일 저녁 11시경 김 모(52세), 유 모(61세), 손 모(65세)는 금강유원지 수문 아래에 도착했을 당시 어둠 속에서 여러명이 올갱이(다슬기)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11시 55분경 물속에 들어갔다고 한다.

물에 들어간지 얼마쯤 지났을까, 갑지기 물이 불어나는 느낌을 받은 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 급류에 빠지고 말았다.

문제는 다음에 벌어졌다.

가까스로 급류에서 벗어난 김 모씨는 이미 알고 있던 수력발전소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여자 2명이 물에 빠져 매우 급박하니 5분 만이라도 수문을 닫아달라"고 요청했다.

잠잠하던 물줄기가 갑자기 많아진 이유를 발전소 측에서 수문(수차발전기)을 더 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가 다음 날 새벽 2시 14분이다.)

하지만 발전소 관계자는 "밤에 올갱이를 잡아서는 안 된다. 그건 불법이다. 119에 신고해라"라는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유 모씨와 손 모씨가 간신히 바위에 걸쳐있는 것을 보고 촌각이 급해 김 씨는 119에 신고하게 된다. (시간은 2시 16분)

이어 2차로 발전소에 전화를 걸어 "119가 도착하기까지 상황이 촉박하니 일단 사람부터 살려 놓고 봐야 하니 5분만 수문을 닫아 달라"고 애원했지만(당시 시간이 2시 18분) 이번에도 발전소 관계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윗사람이 닫으라는 지시가 있어야 되며, 소방서로 연락을 해야지 왜 우리한테 말을 하느냐"라며 거절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김 씨는 두 사람을 구하고자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어둠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속으 뛰어들어 어렵게 손씨와 윤씨를 물 밖으로 꺼내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강물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경찰과 119가 도착했다.(2시34분)

그땐 이미 수문이 닫혀있었다.

급물 쌀에 휩싸여 무려 20분 동안이나 물속에서 생사를 오가는 고통을 겪은 후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새벽이든 낮이든 사람이 물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우면 일단은 수문을 닫는게 순서가 아닌가"라며 "라바댐을 바탕으로 전력을 생산하며 살아가는 발전소라면 24시간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하며 그날처럼 상황이 긴박한 순간에는 재빨리 수문을 닫아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수력발전소 H소장은 "사고 당일 역시 평소와 똑같은 1개의 수차발전기만 가동을 하고 있었다"며 "밤에 다슬기를 잡는 것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처음 신고했을 때 수문을 닫았더라면 119나 경찰도 출동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 말은 안 듣고 경찰과 119가 도착하니까 그때서야 수문을 닫은 이유는 뭔가"라며 "더욱이 우리는 어떠한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손으로 다슬기를 잡았다. 그게 불법인가"라며 수력발전 측 행태를 꼬집었다.

옥천군 환경과 내수면팀 관계자는 "그물이나 투망 등 도구를 이용하여 다슬기를 잡는 것이 불법이지 물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윤 모씨는 119의 도움으로 응급조치 후 집으로 돌아갔으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수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크린에너지는 2001년 현대건설로부터 사업을 인수받아 올해로 24년째 년평균 400만Kw의 전력을 생산해 오고 있는 옥천군 유일의 수력발전소이다.

황규철 옥천군수가 지난 도의원 시절 용역을 통해 라바댐을 철거하고 깨끗한 강물에 발을 담그고, 징검다리를 만들어 옛 모습을 되찾는 관광개발 타당성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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