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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정치

'거수기 의회 전락 우려' 금산군의회 320억 추경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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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의회가 단순 통과용 도장으로 전락
반복되는 졸속 심사 관행 드러나 지적

충남 금산군의회(의장 김기윤)가 제331회 임시회에서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단 1시간 만에 심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추경 규모는 323억 원 증액을 포함해 총 9,367억 원으로, 군민 체감형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107억 원 △금산사랑상품권 32억 원 △상리지구 뉴빌리지사업 39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군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추경이 “군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심사의 핵심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심사 시간은 단 1시간으로 제한됐다.

4일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검토하고, 5일 오전 10시에 예결위를 열어 심사 후, 오전 11시 본회의에서 곧바로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추경에는 지난 1차 추경에서 삭감된 금산군민체육대회 예산, 시·도비 보조금 반환금 등 쟁점성 사업도 포함돼 있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형식적 심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산군의회 한 관계자는 “3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1시간 만에 다룬다는 것은 사실상 집행부 요구대로 의결하겠다는 것”이라며 “군의회가 본연의 예산 심사 기능을 포기하고 거수기 의회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금산군의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졸속 심사 관행’과 맞물린다. 과거에도 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이 상임위 검토만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며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1차 추경에서는 금산군민체육대회 예산과 일부 민간위탁 사업 예산이 상임위 검토만으로 의결되면서, 의원들의 개별 질의와 토론은 사실상 제한됐다. 당시에도 군의회는 “쟁점이 적어 심사가 길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은 “형식적 절차로 사실상 집행부 편의를 봐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3회 추경 역시 과거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군민 생활과 직결된 소비쿠폰과 금산사랑상품권 예산이 많다는 이유로, 심사 시간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러나 추경안에는 △급경사지 정비사업 9억 원 △농어촌 생활용수 개발사업 5억 원 △금산 자연치유정원 조성 5억 원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5억 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구축(RISE) 2억 원 등 지역 개발과 관련된 중대 예산이 포함돼 있어, 꼼꼼한 검토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민 A (금산읍 58) 씨는 “민생회복과 지역경제를 위한 예산이라면서, 심사는 1시간에 끝낸다는 건 모순”이라며 “정책 효과를 검증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의회가 단순 통과용 도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군민 B 씨는 “군민 체감형 사업이라는 포장 뒤에, 반복되는 졸속 심사 관행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예산 규모와 내용을 고려하면, 단 1시간 심사로는 문제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반복적인 졸속 심사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회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추경안 심사 과정은 단순한 일정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군의회의 구조적 문제와 반복되는 졸속 심사 관행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례로, 의회가 책임 있는 예산 심사 기능을 회복하지 않는 한, 금산군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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